“TC전문가를 아십니까”…김양숙 한샘EUG 대표

출처 :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50211_0013473639&cID=10402&pID=10400

TC(Technical Communicator) 전문가를 아십니까?

TC 전문가는 ‘사용자 설명서’ ‘소프트웨어 도움말’ 등을 제작, 기술적인 정보를 사용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달하는 사람을 말한다.

미국, 유럽 등과 달리 한국은 불과 30년 전까지만 해도 TC 전문가가 없었다. 이 전까지는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조차 번역회사와 엔지니어가 힘을 합쳐 매뉴얼을 자체 개발해왔다.

김양숙(54·여) 한샘 EUG 대표이사는 불모지였던 국내에 TC 비즈니스를 도입한 인물.

김 대표가 이끄는 한샘 EUG는 삼성전자의 다국어 매뉴얼 서비스를 도맡아 하면서 지난 2012년 매출액 100억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시장에는 현재 한샘EUG 외에도 1~2개사가 더 활동한다.

김 대표는 1984년 탠디 일렉트로닉스 코리아(Tandy Electronics Korea)에 입사, TC 기술을 습득한 후 일본으로 건너가 1년간 테크니컬 커뮤니케이터 연수과정을 밟았다.

1990년도 삼성전자 팩스 매뉴얼은 김 대표의 첫 작품이다.

“삼성전자가 미국에 팩스 수출을 준비할 때, 현지에서 탠디 스타일가이드에 맞춘 제품 매뉴얼을 요청했어요. 삼성전자에서는 탠디스타일에 맞춰 매뉴얼을 제작할 만한 인력이 없었죠. 마침 저와 탠디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가 삼성전자 팩스사업부를 소개해줬고, 제가 그 일을 맡아서 하게 됐습니다.”

이 일을 기반으로 김 대표는 1990년 한샘EUG의 전신인 한샘기획을 설립했다. 이후 삼성전자 팩스 사업부, 무선사업부의 영문 및 한글 매뉴얼 제작 서비스를 수행해왔다.

“팩스 수출을 기점으로 삼성전자 사업부장이 ‘앞으로 매뉴얼 개발은 한샘EUG에 맡겨라’고 파격 지시를 했습니다. 매주 진행됐던 삼성전자 제품 개발 회의에 외부 사람인 저도 참석하는 ‘특혜’도 누렸습니다. 제품의 기능이 변경·추가되면 바로 매뉴얼에 적용했어야 하니까요.”

이후로는 유·무선 전화기, 삐삐, 시티폰을 거쳐 현재 디지털카메라, 휴대폰 등 삼성전자 무선사업본부 대부분 제품의 매뉴얼을 제작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급성장하면서 두 명으로 시작했던 회사의 인원이 100명까지 늘어났습니다. 3~4년 동안 조직 관리가 안돼서 참 힘들었죠. 가족 같은 경영철학을 고집했는데 사람들이 알 수 없는 이유로 떠나버리며 상처도 받았어요. 뒤늦게 회사운영의 기준, 눈에 보이는 성과제가 필요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성장기를 거치며 보람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가족처럼 대했던 사람들이 회사를 ‘이탈’하는 등 조직관리가 제대로 안돼 ‘성장통’도 톡톡히 겪었다고 한다.

지금은 삼성전자와의 파트너십이 더욱 공고해져 다국어 서비스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 7년여 전에는 6개 정도의 언어에 불과했던 매뉴얼이 삼성전자 제품의 수출 확대로 현재 40개 이상의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다.

“다국어 매뉴얼 제작은 각 나라에서 원하는 요구사항에 맞게 용어, 화면 이미지 등을 삽입해야 합니다. 제품 기능이 하나씩 추가될 때마다 40개국의 매뉴얼은 동시 수정작업을 거치죠. 이를 삼성전자의 세계각지 법인 담당자가 확인하고 최종으로 승인을 하면 완성됩니다. 우리는 이를 현지화 서비스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앞으로 더 많은 다국어 매뉴얼 개발을 전개할 예정이다. 국경은 모호해졌고 삼성전자의 위상은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

“지금 40개의 언어가 언제 50개가 될지 모릅니다. 세계에서는 모국어로 매뉴얼을 보기를 원하죠. 아프리카 지역까지 시장은 넓어질거고 제공 언어가 늘어나면서 TC 업계의 규모도 점점 커지기를 기대해봅니다.”

올해 김 대표는 해외시장을 제2의 도약 기회로 삼겠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5년 전부터 중국에 진출 ‘중국 TC 행사’에 참석하면서 중국 기업들의 요구를 파악하고 교류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중국 내 사무실을 설립, 태국, 베트남, 카자흐스탄에 현지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입니다.”

김 대표는 한국TC협회 회장으로서 업계 관련 정보 교류, 교육, 학술 세미나 등을 확대, TC 전문가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